貞元

 貞元

[滴天髓原文]

造化起於元 亦止於貞 再肇貞元之會 胚胎嗣續之機

조화기어원 역지어정 재조정원지회 배태사속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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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화(造化: 만물을 창조하고 기르는 대자연의 이치)는 원(元)에서 시작하여 정(貞)에서 끝나고, 다시 貞에서 시작하여 元에서 끝나는 貞과 元이 만남으로서 잉태하고 대를 잇는 기틀이다.

 

[劉基 原註]

三元皆有貞元 如以八字看 以年爲元 月爲亨 日爲利 時爲貞. 年月吉者 前半世吉 日時吉者 後半世吉.

삼원개유정원 여이팔자간 이년위원 월위형 일위리 시위정. 연월길자 전반세길 일시길자 후반세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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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원(三元)에는 모두 정원(貞元)이 있는데, 예를 들어 팔자를 볼 때 연은 원(元), 월은 형(亨), 일은 이(利), 시는 정(貞)이다. 연월이 길하면 전반의 생이 길하고, 일시가 길하면 후반의 생이 길하다.

 

以大運看 以初十五年爲元 次十五年爲亨 中十五年爲利 後十五年爲貞. 元亨運吉者 前半世吉 利貞運吉者 後半世吉. 皆貞元之道. 然有貞元之妙存焉 非特絶處逢生 北盡東來之意也.

이대운간 이초십오년위원 차십오년위형 중십오년위리 후십오년위정. 원형운길자 전반세길 이정운길자 후반세길. 개정원지도. 연유정원지묘존언 비특절처봉생 북진동래지의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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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운을 볼 때 처음 15년은 원(元), 다음 15년은 형(亨), 중반 15년은 이(利), 후반 15년은 정(貞)이다. 원형(元亨)이 길하면 전반의 생이 길하고, 이정(利貞)이 길하면 후반의 생이 길하다. 모두 정원(貞元)의 이치이다. 이에 정원(貞元)의 묘리가 있으니 절처봉생하는 것 외에도 겨울이 지나면(北盡) 봄이 오는(東來) 이치이다.

 

至於人之壽終矣 而旣終之後 運之所行 果所喜者歟 則其家必興 果所忌者歟 則其家必替. 蓋以父爲貞 子爲元也 貞下起元之妙 生生不息之機.

지어인지수종의 이기종지후 운지소행 과소희자여 즉기가필흥 과소기자여 즉기가필체. 개이부위정 자위원야 정하기원지묘 생생불식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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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수(壽)를 다한 후의 운이 희신이면 집안이 반드시 흥하고, 기신이면 반드시 침체된다. 대개 아버지가 정(貞)이면 자식은 원(元)이다. 정(貞)에서 시작하여 원(元)에서 끝나고 다시 원(元)에서 시작하는 묘리가 있으니 끊임없이 생장하고 번성하는 기틀이다.

 

予著此論 非俗人知考之年 而示天下萬世 實所以驗奕世之兆 而持數之不可逃也 學者朂之.

여저차론 비속인지고지년 이시천하만세 실소이험혁세지조 이특수지불가도야 학자욱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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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저술에서 이를 논하는 것은 사람의 수명을 알고자 함이 아니라 오랜 세월 여러 대를 거치면서 실제로 증험된 것들을 바탕으로 운명은 피할 수 없다는 것을 확실히 하기 위함이니 학자들은 힘써 연구하길 바란다.

 

[滴天髓徵義原註]

貞元之理 河洛圖書之旨也. 河洛圖書之旨 卽先後天卦位之易也 先天之卦 乾南坤北. 故酉北多山 崑崙爲山之祖 東南多水 大海爲水之歸. 是以水從山出 山見水止. 夫九河潟地 極汪洋澎湃之勢. 溯其源 皆星宿也. 夫五岳揷天 極崇隆峻險之形 窮其本 皆崑崙也.

정원지리 하낙도서지지야. 하낙도서지지 즉선후천괘위지역야 선천지괘 건남곤북. 고서북다산 곤륜위산지조 동남다수 대해위수지귀. 시이수종산 출 산견수지. 부구하석지 극왕양팽배지세. 소기원 개성수야. 부오악삽천 극종융준험지형 궁기본 개곤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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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원(貞元, 元亨利貞)의 이치는 하도와 낙서에 그 취지가 있다. 하도와 낙서의 취지란 선천팔괘와 후천팔괘의 위치가 바뀐 것으로 선천팔괘의 건괘는 남쪽에 있고 곤괘는 북쪽에 있다. 그러므로 서북쪽에는 산이 많은데 곤륜산이 산의 조종(祖宗)이 되고, 동남쪽에는 물이 많은데 바다는 물이 귀착되는 곳이다. 그래서 물은 산에서 비롯되어 산세를 따라 흐르다 산을 만나면 그친다. 무릇 구하(九河: 중국의 아홉 개의 큰 강)가 흘러 석지(潟地: 바닷물이 드나드는 개펄)에 이르러 넓은 바다를 이루며 수세가 극에 이른다. 그 근원을 거슬러 올라가면 모두 성수(星宿: 별자리. 풍수에서의 산)이다. 무릇 오악(五岳: 중국의 다섯 개의 높은 산)이 하늘을 찌를 듯이 높이 솟아 극히 험준한 산세를 이루고, 그 근본을 궁구해보면 모두 곤륜산에서 비롯된다.

 

惟人有祖父亦然. 雖支分派衍 莫不皆出于一脈. 故一陰生于坤之初 一陽生于乾之始. 所以離爲日體 坎爲月體. 而貞元之理 原于納甲 納甲之象 出于八卦. 故父乾母坤 震而長男 繼乾父之體 因坤母之兆.

유인유조부역연. 수지분파연 막불개출어일맥. 고일음생어곤지초 일양생어건지시. 소이리위일체 감위월체. 이정원지리 원어납갑 납갑지상 출어팔괘. 고부건모곤 진이장남 계건부지체 인곤모지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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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사람에게 있어 조부 역시 마찬가지이다. 비록 후손들이 각자 가문을 이루고 널리 퍼지더라도 모두 같은 혈통에서 나온다. 그러므로 일음(一陰)은 곤괘(坤卦)의 첫 효(爻)에서 생기고, 일양(一陽)은 건괘(乾卦)의 첫 효(爻)에서 생긴다. 그러므로 이괘(離卦)는 일(日, 태양)을 대표하고, 감괘(坎卦)는 월(月, 달)을 대표하게 된다. 정원(貞元)의 이치는 원래 납갑(納甲)에서 나온 것인데, 납갑의 상(象)은 팔괘(八卦)에서 나온 것이다. 그러므로 부친은 건(乾), 모친은 곤(坤)이며, 진(震)은 장남으로서 부친의 체(體)를 계승하니 모친으로부터 비롯되는 것이다.

 

故太陰自每月卄八至初二 盡魄純黑而爲坤象. 坤者 猶貞之意也. 初三光明三分 一陽初生 震之象也 震者 元之兆也. 初八上鉉 光明六分 兌之象也 兌者 猶亨之理也. 十八日 月盈而虧缺三分 巽之象也 猶利之義也. 是以貞元之道 循環之理 盛極而衰 否極而泰 亦此意也.

고태음자매월입팔지초이 진백순흑이위곤상. 곤자 유정지의야. 초삼광명삼분 일양초생 진지상야 진자 원지조야. 초팔상현 광명육분 태지상야 태자 유형지리야. 십팔일 월영이휴결삼분 손지상야 유리지의야. 시이정원지도 순환지리 성극이쇠 비극이태 역차의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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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므로 태음(太陰)은 매월 이십팔일부터 초이틀까지이고, 달빛을 완전히 잃어 완전히 캄캄해지는 곤괘(坤卦)의 상이다. [☜ 自 A 至 B: from A to B: A에서 B까지] 곤(坤)은 정(貞)의 의미와 같다. [☜ 猶: 마치 ...와 같다] 초삼일은 3/10만큼 밝아지면서 일양이 처음으로 생하는 진괘(震卦)의 상이며, 진(震)은 원(元)을 상징한다. 초파일에는 상현달이 되어 6/10만큼 밝아지는 태괘(兌卦)의 상이며, 태(兌)는 형(亨)의 이치와 같다. 십팔일은 만월에서 3/10만큼 이지러지는 손괘(巽卦)의 상이며 이(利)를 의미한다. 이것이 정원(貞元)의 이치이며 순환하는 이치이고, 왕성함이 극에 이르면 쇠약해지기 시작하고, 불운이 극에 이르면 행운이 시작되는 이치와 같은 의미이다.

 

觀此章之旨 不特人生在世 運吉者昌 運凶者敗 至於壽終之後 而行運仍在 觀其運之吉凶 而可知其子孫興替. 故其人旣終之後 而其家興旺者 身後運必吉也 其家衰敗者 身後運必凶也. 此論雖造化有定 而數之不可逃 爲人子者 不可不知考之年 而善繼述之. 若考之身後運吉 自可承先啓後 如考之身後運凶 亦可安分經營 挽回造化.

관차장지지 불특인생재세 운길자창 운흉자패 지어수종지후 이행운잉재 관기운지길흉 이가지기자손흥체. 고기인기종지후 이기가흥왕자 신후운필길야 기가쇠패자 신후운필흉야. 차론수조화유정 이수지불가조 위인자자 불가부지고지년 이선계술지. 약고지신후운길 자가승선계후 여고지신후운흉 역가안분경영 만회조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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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장의 취지는 살아 있을 때의 행운이 길하면 창성하고 흉하면 실패한다는 것만이 아니라 심지어 죽어서도 여전히 행운이 계속되므로 그 운의 길흉에 따라 가히 자손의 흥체(興替, 盛衰)를 알 수 있음을 주지시키는 데에 있다. 그러므로 사람이 죽은 후에도 집안이 흥성한다면 죽은 후의 행운이 반드시 길한 것이고, 집안이 쇠퇴하면 죽은 후의 행운이 반드시 흉한 것이다. 이렇게 논하는 것은 비록 운명은 이미 정해져서 벗어날 수가 없지만, 자식으로서 돌아가신 부친의 생애를 몰라서는 안 되는 것으로 잘 이어가기 위함이다. [☜ 考: 남에게 돌아가신 아버지를 이르는 말] 만약, 부친이 돌아가신 후의 운이 길하면 선대를 계승하여 발전할 것이고, 만약 부친이 돌아가신 후의 운이 흉하면 역시 분수에 맞는 경영을 해서 선친의 불운을 바로잡아 회복해야 한다.

 

若祖宗富貴 自詩書中來 子孫亨富貴 卽棄詩書者 若祖宗家業 自勤儉中來 子孫亨家業 則忘勤儉者 是割扶桑之幹 而接于文梓 未有不槁者 決渭河之水 而入于涇川 鮮有不濁者 何也 其本源各自不相附耳 學者當深思之.

약조종부귀 자시서중래 자손형부귀 즉기시서자 약조종가업 자근검중래 자손형가업 즉망근검자 시할부상지간 이접우문재 미유불고자 결위하지수 이입우경천 선유불탁자 하야 기본원각자불상부이 학자당심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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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조상으로부터의 부귀가 시서(詩書, 학문)에서 비롯되어 자손이 형통하고 부귀하는데 시서를 포기하거나, 조상의 가업이 근면과 검소함에서 비롯되어 자손의 가업이 형통한데 근면과 검소함을 잊으면 이는 부상(扶桑: 중국 고대 신화에서 해가 뜨는 동쪽 바다에 있다고 하는 神木)의 가지를 베어 문재(文梓: 개오동나무)에 접목하는 것과 같아 말라 죽지 않은 경우가 아직 없다. 위하(渭河: 웨이허강)의 물이 경천(涇川: 징촨강)으로 흘러 들어가서 탁하게 되지 않은 경우는 드물다. 왜냐하면 그 근원이 서로 달라서 부합되지 않는 따름이므로 학자들은 깊이 생각해야 한다.